-
목차
멀티태스킹은 현대 사회에서 능력처럼 여겨지지만, 인지심리학적으로는 큰 착각일 수 있습니다. 김경일 교수 등 인지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본래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하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멀티태스킹이라 부르는 행동은 사실상 ‘빠른 작업 전환’이며, 이때도 집중력과 효율은 급격히 떨어집니다. 특히 단순한 껌 씹기조차 집중력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그 심각성을 말해줍니다. 결국 집중력 향상과 효율적인 작업 수행을 위해서는 ‘장소 지정법’과 같은 실질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인지심리학을 바탕으로 멀티태스킹의 오해와 대안을 분석합니다.
인지심리학과 멀티태스킹: 동시에 여러 일을 해내는 능력은 환상일까?
현대인은 늘 바쁩니다. 스마트폰 알림이 울리고, 업무 메신저가 연이어 도착하며, 틈틈이 뉴스와 SNS를 확인합니다.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드물어진 지금, ‘멀티태스킹’은 마치 살아남기 위한 필수 능력처럼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인지심리학의 시각에서 보면, 이 ‘능력’은 사실 잘못된 믿음에서 출발한 착각일 수 있습니다.
멀티태스킹, 뇌가 싫어하는 습관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은 공통적으로 인간의 뇌가 한 번에 하나의 일에만 온전히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단순히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아닌,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작업을 ‘전환’하는 것이 멀티태스킹의 실체입니다. 이 과정에서 뇌는 반복적으로 주의력을 재조정해야 하며, 이로 인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되고 작업 효율은 급감합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간단한 활동, 예를 들어 껌을 씹으면서 단어를 외우는 것만으로도 기억력이 약 20%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됩니다. 이는 뇌가 한 가지 정보에만 집중할 때보다 두 가지 이상의 자극을 처리할 때 정보 저장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주의가 분산될수록 실수는 증가한다
아주대학교의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는 “멀티태스킹은 뇌에게 있어 악마 같은 존재”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아무리 간단한 작업이라도 동시에 수행하면 의외의 실수가 잦아지며,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능률을 올리기 위해 멀티태스킹을 시도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작업 완성도와 속도 모두에 악영향을 미치는 셈이죠.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은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것처럼 보일까요? 이는 실제로 여러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작업 간의 전환이 빠르고 정확한 경우입니다. 즉, 진짜 멀티태스킹이 아니라 ‘고속 전환’ 능력이 뛰어난 것입니다.
장소에 따른 집중력의 변화: 장소 지정법
인지심리학은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을 제시합니다. 인간의 뇌는 특정 장소와 그 장소에서 반복되는 행동을 함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침대에 누우면 졸음이 몰려오고, 책상 앞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일 모드로 전환되는 이유는 이런 연관 학습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일을 효율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장소 지정법’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공부는 책상에서, 창작 활동은 카페에서, 회의 정리는 거실에서 진행하는 식으로 공간을 구분하면 뇌가 해당 장소에서 해야 할 일을 빠르게 인식하고 집중하기 쉬워집니다. 이렇게 되면 작업 전환 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 없이 다음 일에 몰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인지심리학이 제안하는 똑똑한 집중 전략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복잡하게 작동합니다. 멀티태스킹은 능력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뇌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 습관일 뿐입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오히려 단일 작업에 몰입하는 것이 작업의 질을 높이고, 성과를 향상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인지심리학은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제안할까요? 지금부터 그 핵심 전략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1. 작업은 반드시 한 번에 하나씩 수행하라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이 유능하다’는 사회적 인식은 오랫동안 굳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뇌는 단일 채널을 가진 존재입니다. 우리가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한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사실은 뇌가 빠르게 작업 간 전환을 반복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때마다 집중력은 갈가리 찢기고, 실수 확률은 급증하며, 에너지는 소모됩니다. 그러므로 가장 똑똑한 방식은 ‘한 번에 하나의 일만 하기’입니다. 우선순위를 정한 후 하나의 작업에 몰입하면, 놀라운 속도와 정확도로 일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2. 작업별 장소를 구분하여 뇌의 모드를 명확히 설정하라
뇌는 환경의 영향을 받습니다. 책상은 공부 모드, 침대는 휴식 모드, 카페는 창작 모드. 이처럼 장소마다 특정한 ‘심리적 암시’가 깃들어 있습니다. 이 암시를 잘 활용하면 뇌의 작업 전환이 훨씬 쉬워지고, 자연스레 집중 모드에 진입하게 됩니다. 장소 지정법은 이를 극대화하는 전략입니다. 공부는 공부방에서만, 기획은 카페에서만, 창의적인 아이디어 구상은 공원에서. 이렇게 작업과 공간을 매칭해두면, 장소에 들어서는 순간 뇌가 알아서 모드를 바꿔줍니다. 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뇌의 ‘환경 연합 반응’을 이용한 과학적 전략입니다.
3. 작업 전환 전에는 반드시 '리셋 타임'을 가져라
작업에서 작업으로 넘어갈 때, 우리는 흔히 즉시 다음 일을 시작하려 합니다. 그러나 뇌는 기계가 아닙니다. 이전 작업의 잔상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바로 다음 작업으로 전환하면, 집중력은 물론 감정도 섞여 들어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회의 후 바로 문서 작성에 들어가면 회의의 여운이나 긴장감이 문서의 질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럴 땐 5~10분 정도의 리셋 타임을 갖고,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산책, 호흡 조절로 뇌를 정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짧은 휴식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다음 집중을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4. 디지털 방해 요소를 최소화하라
집중력의 가장 큰 적 중 하나는 디지털 기기입니다. 특히 스마트폰은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집중을 흐트러뜨립니다. 알림 한 번 울릴 때마다 뇌는 다시 전환 모드로 진입해야 하며, 이는 엄청난 에너지 낭비로 이어집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작업 중 ‘디지털 절식’을 권장합니다. 일정 시간 동안 알림을 꺼두거나, 스마트폰을 시야 밖에 두는 방식으로 자극을 줄여야 합니다. 더 나아가 생산성 앱이나 집중 타이머를 활용하여 의식적으로 집중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작은 습관 하나가 하루 전체의 생산성을 바꿀 수 있습니다.
5. 작업 전 체크리스트로 뇌에 예고하라
뇌는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더 안정적인 작동을 합니다. 따라서 집중이 필요한 작업을 시작하기 전, 그 작업의 흐름을 미리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거나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제 이 문서를 작성할 거야 → 그다음엔 피드백 회신 → 이후엔 보고서 정리’처럼 순서를 정하고 뇌에 미리 알려주면, 뇌는 그 흐름을 따를 준비를 하게 됩니다. 이처럼 인지심리학은 뇌가 낯선 자극에 민감하다는 점을 활용하여, 작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전환 에너지를 줄이는 것을 전략으로 제시합니다.
📌 지금 바로 실천해 보세요
- 오늘 해야 할 일을 목록으로 작성하세요.
- 각 일에 어울리는 장소를 배정하세요.
- 한 번에 하나씩, 확실하게 끝내 보세요.
그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느껴질 겁니다. 😊
'인지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리정돈이 뇌를 바꾼다! 인지심리학으로 배우는 삶의 질 높이는 기술 (0) 2025.04.12 인지심리학의 핵심 개념 7가지, 쉽게 이해하는 심리학 입문 (0) 2025.04.10 인지심리학으로 배우는 제대로 된 공부법이란? (0) 2025.04.06 인지심리학과 언어의 관계 (0) 2025.04.05 인지심리학으로 보는 확증 편향, 당신의 뇌는 왜 보고 싶은 것만 볼까? (0) 2025.04.01